빵집 진열장을 보다 보면 유독 독특하게 생긴 빵이 있다. 동그란 모양에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고, 겉은 매끈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빵. 바로 베이글이다.
크림치즈를 발라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기도 하며, 담백한 맛 덕분에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빵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베이글에는 다른 빵과 조금 다른 과정이 있다.
보통 빵은 반죽하고 발효한 뒤 바로 오븐에서 굽는다. 하지만 베이글은 오븐에 들어가기 전 특별한 과정을 하나 더 거친다.
바로 삶는 과정이다.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빵을 굽기 전에 삶는다니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그런데 베이글에게는 이 과정이 생각보다 매우 중요하다.
오늘은 베이글이 왜 굽기 전에 삶아지는지, 그 흥미로운 이유를 알아보자.

베이글은 처음부터 특별한 빵이었다
베이글의 시작은 동유럽 지역 유대인 공동체에서 찾는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있다.
오래전부터 만들어졌던 베이글은 지금처럼 화려한 빵이 아니라 간단하고 든든한 식사에 가까운 음식이었다.
밀가루 반죽을 둥글게 만들고 가운데 구멍을 뚫은 독특한 모양도 특징이었다.
왜 가운데가 비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하지만, 끈에 걸어 이동하거나 판매하기 편했다는 설명도 전해진다.
그리고 지금의 베이글을 특별하게 만든 핵심은 바로 조리 방식이었다.
다른 빵처럼 바로 굽지 않았다는 점이다.
베이글은 왜 물속에 들어갈까
베이글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독특한 장면은 발효가 끝난 반죽을 뜨거운 물에 넣는 순간이다.
보통 수십 초 정도 짧게 삶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이 짧은 시간이 빵의 결과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
뜨거운 물에 들어간 반죽 표면은 빠르게 변하기 시작한다.
반죽 겉면의 구조가 먼저 단단해지는 것이다.
그 결과 오븐 안에서 일반 빵처럼 크게 부풀기보다 독특한 식감이 만들어진다.
겉은 매끈하고 약간 단단하며, 속은 촘촘하고 쫄깃한 구조가 완성된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베이글 식감은 사실 삶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삶지 않으면 베이글이 아닐 수도 있다
만약 삶는 과정을 건너뛴다면 어떻게 될까.
모양은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가운데 구멍도 만들 수 있고 둥글게 굽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식감은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베이글 특유의 쫀득함이 줄어들고 일반 빵과 비슷하게 부풀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제빵사들은 삶는 과정이야말로 베이글의 핵심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결과를 완전히 바꾸는 중요한 단계인 셈이다.
물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베이글을 삶을 때 단순히 물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곳은 꿀이나 설탕을 넣기도 한다.
또 어떤 곳은 맥아 시럽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재료들은 표면 색과 풍미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같은 베이글이라도 만드는 방식에 따라 색감과 맛 차이가 조금씩 나타난다.
겉은 더 반짝이기도 하고, 조금 더 진한 향이 나기도 한다.
평범해 보이는 과정 같지만 작은 차이가 베이글 맛을 크게 바꾸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베이글은 익숙한 빵이 되었다
예전에는 베이글이 다소 낯선 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카페와 베이커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플레인 베이글부터 블루베리, 어니언, 참깨, 치즈 베이글까지 종류도 다양해졌다.
샌드위치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졌고 크림치즈 조합도 익숙해졌다.
한때는 특별한 외국 빵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빵이 되었다.
베이글이 삶아지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베이글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왜 굳이 삶는지 궁금할 수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 짧은 과정 하나가 베이글을 베이글답게 만드는 핵심이었다.
겉은 탄탄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 그리고 독특한 매력을 만드는 비밀이 바로 그 안에 있었다.
다음에 베이글을 손에 들게 된다면 한 번 떠올려보자.
평범해 보이는 동그란 빵 하나에도 이유 없는 과정은 없었고, 우리가 좋아하는 식감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