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버터와 마가린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둘 다 빵에 들어가는 재료고, 비슷하게 생겼고, 마트에서도 나란히 진열되어 있으니 그냥 취향 차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어떤 건 노란색이고, 어떤 건 조금 더 부드러워 보인다는 정도의 차이만 느꼈다.
그런데 빵집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작업실 안에서는 버터와 마가린이 생각보다 훨씬 다른 존재였다.
어떤 빵에는 버터가 들어가고, 어떤 제품에는 마가린이 들어갔다.
같은 빵처럼 보여도 사용하는 재료가 달랐고, 향도 달랐고, 완성된 결과도 조금씩 달랐다.
처음에는 “이 정도 차이가 정말 큰가?” 싶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빵 하나에도 재료가 꽤 많은 걸 결정한다는 걸 알게 됐다.
오늘은 빵집에서 일하며 알게 된 버터와 마가린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버터와 마가린, 시작부터 달랐다

버터는 기본적으로 우유에서 나온 지방을 분리해 만드는 재료다. 우유 속 지방을 모아 만들기 때문에 특유의 진한 향과 고소함이 있다. 갓 구운 빵에서 풍기는 그 부드럽고 진한 냄새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반면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을 주원료로 만들어졌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버터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만들어지는 과정은 꽤 다르다.
빵집에서도 두 재료는 사용하는 이유가 다르다.
버터는 풍미를 살리는 데 강하고, 마가린은 작업성과 비용, 식감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처음엔 둘 다 비슷한 재료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까이에서 보니 역할이 꽤 나뉘어 있었다.
빵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차이가 난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차이는 향이다.
버터가 들어간 빵은 봉투를 열자마자 고소한 향이 먼저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크루아상이나 페이스트리 계열은 차이가 더 느껴진다. 빵을 한입 먹기 전부터 이미 향으로 존재감을 보여준다.
반면 마가린은 향보다 식감이나 안정감 쪽에 장점이 있는 경우가 많다. 빵을 부드럽게 만들거나 일정한 결과를 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빵집에서 일하다 보면 손님들도 이런 표현을 많이 한다.
“이 빵은 더 고소하네요.”
“향이 진한 것 같아요.”
“왜 이 빵은 더 부드럽죠?”
처음에는 발효 차이인가, 굽기 차이인가 생각했는데 재료가 만드는 차이도 꽤 크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버터가 무조건 좋고 마가린이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빵은 버터가 잘 어울리고, 어떤 빵은 마가린이 역할을 잘 해낸다.
재료는 결국 누가 더 우위냐보다 어디에 어떻게 쓰이느냐가 더 중요했다.
빵집에서 알게 된 의외의 진실
예전에는 버터가 들어간 제품이면 무조건 더 맛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빵집에서 일하며 느낀 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빵은 밀가루, 설탕, 소금, 발효, 온도, 시간까지 정말 많은 요소가 합쳐진다. 그리고 버터와 마가린도 그중 하나일 뿐이었다.
어떤 제품은 버터 향이 강해야 매력이 살아나고, 어떤 빵은 부드러운 식감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맛뿐 아니라 작업성, 유지력, 완성도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빵을 먹을 때 예전처럼 “버터냐 마가린이냐”만 보지 않게 됐다.
대신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이 빵은 왜 이런 맛이 날까?”
빵집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건, 빵은 생각보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재료 하나에도 나름의 이유가 숨어 있었다.
다음에 빵을 먹게 된다면 한 번 떠올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지금 먹는 이 빵의 향과 식감은 어떤 재료가 만들었을까.
출근과 발효 사이, 오늘도 우리가 몰랐던 빵 이야기를 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