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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왜 오븐에서 갑자기 커질까?

by 오븐앞사람 2026. 6. 7.

빵을 굽다 보면 오븐에 넣기 전까지는 평범했던 반죽이 몇 분 만에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바게트나 식빵, 모닝빵 같은 발효빵은 오븐에 들어가는 순간 예상보다 훨씬 크게 팽창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단순히 "효모가 계속 발효해서 커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현상이다. 제빵에서는 이를 오븐 스프링(Oven Spring)이라고 부른다.

오늘은 빵이 오븐 속에서 갑자기 커지는 이유를 알아보자.

빵은 왜 오븐에서 갑자기 커질까?
빵은 왜 오븐에서 갑자기 커질까?


오븐 스프링이란 무엇일까?

오븐 스프링은 반죽이 오븐에 들어간 직후 급격하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오븐에 넣은 뒤 약 5~10분 동안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 시기에 반죽은 최종 크기의 상당 부분을 만들어낸다.

잘 만들어진 바게트나 식빵은 이 오븐 스프링이 충분히 일어나야 볼륨감이 살아나고 내부 조직도 좋아진다.

반대로 오븐 스프링이 부족하면 빵이 납작하거나 무거운 식감을 가지게 된다.


첫 번째 이유, 반죽 속 가스가 팽창하기 때문이다

효모는 발효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반죽 안에는 이미 수많은 작은 가스 방울이 존재하고 있으며, 글루텐 구조가 이를 잡아주고 있다.

오븐에 들어가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이 가스들이 열을 받아 팽창한다.

풍선을 햇볕 아래 두면 조금 커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기존에 존재하던 가스가 부피를 늘리면서 반죽 전체를 밀어 올리게 된다.

즉, 오븐 속에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져 있던 가스가 커지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 효모는 잠시 더 활동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븐에 들어가면 효모가 바로 죽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효모는 약 50~60℃ 부근까지는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

반죽 내부 온도가 이 온도에 도달하기 전까지 효모는 마지막 힘을 내어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생성한다.

이를 흔히 효모의 마지막 발효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반죽은 한 번 더 부풀어 오를 수 있다.

다만 일정 온도를 넘으면 효모는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고 사멸하게 된다.


세 번째 이유, 물이 수증기로 변하기 때문이다

반죽에는 생각보다 많은 수분이 포함되어 있다.

오븐의 열을 받은 물은 점차 수증기로 변한다.

수증기는 액체 상태의 물보다 훨씬 큰 부피를 차지한다.

이 수증기가 반죽 내부에서 팽창하면서 빵을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수화율이 높은 치아바타나 사워도우 같은 빵은 수증기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그래서 수분이 충분한 반죽일수록 큰 기공과 풍부한 볼륨이 형성되기 쉽다.


글루텐이 약하면 잘 부풀지 않는다

가스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빵이 크게 부풀지는 않는다.

가스를 잡아둘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글루텐이다.

글루텐은 밀가루 속 단백질이 물과 만나 형성되는 탄성 구조다.

효모가 만든 가스와 오븐에서 팽창한 수증기를 풍선처럼 가둬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글루텐 형성이 부족하면 가스가 새어 나가면서 빵은 충분히 부풀지 못한다.

그래서 제빵에서는 발효만큼 반죽 과정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바게트에 칼집을 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게트를 보면 굽기 전에 길게 칼집을 넣는다.

이 역시 오븐 스프링과 관련이 있다.

반죽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반드시 어딘가로 빠져나와야 한다.

칼집이 없다면 빵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터질 수 있다.

반면 칼집을 넣으면 압력이 의도한 방향으로 분산되면서 아름다운 모양과 안정적인 팽창이 만들어진다.

바게트의 귀(Ear)가 생기는 이유도 같은 원리다.


오븐 스프링이 잘 일어나는 빵의 조건

오븐 스프링이 성공적으로 일어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 적절한 발효 상태
  • 충분히 형성된 글루텐
  • 적정 수분 함량
  • 예열이 충분한 오븐
  • 올바른 성형과 칼집

특히 과발효된 반죽은 오븐에 들어가도 더 이상 팽창할 힘이 부족해 오븐 스프링이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발효가 부족하면 내부 조직이 거칠어질 수 있다.

결국 좋은 빵은 반죽, 발효, 굽기 과정이 모두 균형을 이루어야 만들어진다.

 

빵이 오븐에서 갑자기 커지는 것은 단순히 효모 때문만이 아니다. 이미 반죽 속에 존재하던 가스의 팽창, 효모의 마지막 활동, 그리고 수분이 수증기로 변하는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오븐 스프링이 발생한다.

우리가 빵집에서 보는 먹음직스러운 볼륨의 빵은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과학적 원리가 만들어낸 결과다. 다음에 갓 구운 빵을 보게 된다면 오븐 속에서 일어난 작은 과학을 한 번 떠올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출근과 발효 사이, 오늘도 우리가 몰랐던 빵 이야기를 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