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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먹는 식빵에도 의외의 역사가 있었다

by 오븐앞사람 2026. 7. 15.

매일 먹는 식빵, 언제부터 지금 같은 모습이 되었을까?

매일 먹는 식빵, 언제부터 지금 같은 모습이 되었을까?
매일 먹는 식빵, 언제부터 지금 같은 모습이 되었을까?

 

우리 빵집에서 가장 많이 만드는 빵은 식빵과 모닝빵이다. 두 제품이 하루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신제품이나 시즌 한정 빵도 꾸준히 만들지만, 결국 가장 많이 찾는 빵은 식빵과 모닝빵이다. 아침 식사용으로 사 가는 분도 많고,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만들기 위해 여러 봉지씩 구매하는 손님도 자주 본다.

매일 식빵을 만들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먹는 식빵은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을까?

빵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식빵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다

빵의 역사는 약 1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는 곡물을 갈아 반죽을 만들어 불에 구워 먹기 시작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발효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늘날 빵의 기초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당시의 빵은 지금 우리가 먹는 식빵과는 많이 달랐다. 대부분 둥글거나 납작한 모양이었고, 크기도 일정하지 않았다. 손으로 뜯어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며, 지금처럼 네모난 빵을 얇게 잘라 먹는 문화는 아직 없었다.

지금의 식빵은 식빵 틀과 함께 발전했다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네모난 식빵은 산업혁명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도시가 커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일정한 품질의 빵을 공급해야 하면서 제빵 방식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반죽을 금속 식빵 틀에 넣어 굽는 방법이 널리 사용됐다.

식빵 틀을 사용하면 크기와 모양을 일정하게 만들 수 있고, 포장과 운반도 훨씬 편리했다. 대량 생산에도 적합해 지금의 식빵 형태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 빵집에서도 식빵은 전용 식빵 틀에 반죽을 넣어 굽는다. 같은 반죽이라도 발효 상태나 성형이 조금만 달라져도 완성된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

예전에는 식빵이 가장 단순한 빵이라 만들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번은 식빵을 오븐에서 꺼냈는데 산 모양으로 예쁘게 올라와야 할 윗부분의 이음매가 모두 한쪽으로 돌아가 있는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 몰라 당황했지만, 원인을 찾아보니 반죽이 충분히 커지기 전에 성형하면서 장력이 너무 강하게 생겼고, 발효 과정에서도 충분히 풀리지 않아 굽는 동안 한쪽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맛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모양이 좋지 않아 상품으로 판매하기에는 아쉬웠다. 그 일을 겪고 나니 식빵은 단순해 보여도 기본을 가장 정확하게 지켜야 하는 빵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식빵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식빵'이라는 이름도 흥미롭다.

'식(食)'은 먹을 식 자를 사용하며, 일상적으로 먹는 기본 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에서 서양식 빵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주식처럼 먹는 빵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이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권에서는 보통 '브레드(Bread)' 또는 '로프 브레드(Loaf Bread)'라고 부르며, 미리 잘라 판매하는 제품은 '슬라이스드 브레드(Sliced Bread)'라고 한다.

잘라서 판매하는 식빵이 생활을 바꿨다

1928년 미국에서는 식빵을 일정한 두께로 자르는 자동 절단기가 개발됐다.

그전까지는 통식빵을 직접 칼로 잘라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미리 잘린 식빵이 등장하면서 토스트와 샌드위치를 훨씬 편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나온 표현이 바로 '슬라이스드 브레드 이후 최고의 발명(The best thing since sliced bread)'이다. 지금도 영어권에서는 혁신적인 제품을 칭찬할 때 사용하는 표현으로 남아 있다.

한국에서도 가장 익숙한 빵이 되다

우리나라에는 서양식 제빵 기술이 들어오면서 식빵이 점차 보급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낯선 음식이었지만 토스트와 샌드위치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식빵은 빠르게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지금은 제과점은 물론 카페와 편의점,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장 익숙한 빵이 되었다.

또한 우유식빵, 곡물식빵, 생식빵, 버터식빵처럼 종류도 다양해져 같은 식빵이라도 사용하는 재료와 제조 방식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지고 있다.

가장 평범한 빵이 가장 꾸준히 사랑받는다

빵집에서 일하기 전에는 식빵을 특별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화려한 장식도 없고 모양도 단순해서 가장 평범한 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식빵을 만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화려한 신제품은 잠시 눈길을 끌 수 있지만, 결국 가장 꾸준히 판매되는 제품은 식빵과 모닝빵인 경우가 많다. 우리 빵집에서도 두 제품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이유를 보면 식빵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빵인지 알 수 있다.

식빵은 화려한 기술보다 기본이 더 중요한 빵이다. 반죽의 상태와 발효, 성형, 굽기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가장 단순해 보여도, 실제로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빵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식빵 한 장을 토스트로 구워 먹거나 샌드위치를 만들게 된다면 잠시 떠올려 보면 좋겠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먹는 식빵도 오랜 시간 이어진 빵 문화와 제빵 기술의 발전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고, 지금도 많은 제빵사들이 같은 품질을 만들기 위해 매일 기본을 지키며 반죽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출근과 발효 사이, 오늘도 우리가 몰랐던 빵 이야기를 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