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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반죽에 사워종을 넣는 이유

by 오븐앞사람 2026. 6. 10.

빵 반죽에 사워종을 넣는 이유
빵 반죽에 사워종을 넣는 이유

사워종이란 무엇일까?

사워종(Sourdough Starter)은 밀가루와 물을 혼합한 뒤 자연 상태의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시킨 천연 발효종을 말한다.

밀가루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야생 효모와 유산균이 존재한다. 이 미생물들이 적절한 온도와 수분 환경에서 증식하면서 발효가 진행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상업용 이스트는 특정 효모를 대량 배양한 제품이다. 반면 사워종은 야생 효모와 유산균이 함께 살아가는 작은 생태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사워도우 특유의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핵심 원인이다.

사워종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사워종은 최근에 등장한 특별한 제빵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인류가 가장 오래 사용한 발효 방식 중 하나다.

약 5천 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는 우연히 발효된 반죽을 이용해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에는 상업용 이스트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 발효가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후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발효된 반죽 일부를 남겨 다음 반죽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빵을 만들어 왔다.

오늘날 사용하는 사워종 역시 이러한 전통적인 제빵 방식에서 발전한 것이다.

상업용 이스트가 보급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며, 그전까지 대부분의 빵은 천연 발효를 통해 만들어졌다.

사워종 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워종의 가장 큰 특징은 야생 효모와 유산균이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다.

야생 효모는 반죽 속 당을 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이 기체가 반죽 내부에 갇히면서 빵이 부풀어 오른다.

반면 유산균은 젖산과 초산 같은 유기산을 만들어낸다.

젖산은 부드럽고 순한 산미를 형성하고, 초산은 조금 더 강하고 날카로운 산미를 만든다.

사워도우 빵을 먹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깊은 풍미와 은은한 신맛은 바로 이러한 유기산에서 비롯된다.

즉, 사워종은 단순히 부풀림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풍미를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이다.

사워종이 빵 맛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이유

많은 제빵사들이 사워종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풍미 때문이다.

상업용 이스트는 빠르게 발효를 진행하지만 상대적으로 단순한 맛을 형성한다.

반면 사워종은 긴 시간 동안 천천히 발효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향미 성분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견과류 같은 고소한 향, 곡물 향, 은은한 산미, 깊은 발효 향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같은 밀가루로 만든 빵이라도 사워종을 사용하면 훨씬 복합적이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바게트, 캄파뉴, 치아바타 같은 하드계열 빵에서 이러한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워종은 식감에도 영향을 준다

사워종은 빵의 조직과 식감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은 글루텐 구조에 영향을 준다.

적절한 산도는 반죽의 안정성을 높이고 기체를 더욱 효과적으로 잡아둘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결과 빵 내부에는 불규칙하면서도 큰 기공이 형성된다.

이러한 기공 구조는 사워도우 특유의 쫄깃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을 만들어낸다.

좋은 사워도우를 잘라보면 크고 작은 기공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워종이 보존성을 높이는 이유

사워도우 빵이 일반 빵보다 오래 신선함을 유지하는 이유도 유산균 때문이다.

유산균이 생성한 젖산과 초산은 빵의 pH를 낮춘다.

산도가 높아진 환경에서는 곰팡이나 일부 부패 미생물이 쉽게 번식하지 못한다.

즉, 천연 방부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에도 천연 발효 방식이 널리 사용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보존성 때문이다.

물론 영원히 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빵보다 상대적으로 신선함이 오래 유지되는 편이다.

영양학적으로도 장점이 있을까?

사워종 발효는 밀가루 속 피트산(phytic acid)을 일부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트산은 철분, 칼슘, 아연 등의 미네랄과 결합해 체내 흡수를 방해할 수 있는 물질이다.

장시간 발효 과정에서 이러한 피트산이 감소하면 미네랄 이용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긴 발효 과정은 일부 복합 탄수화물의 분해를 돕기 때문에 소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사워도우가 특별한 건강식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발효 과정이 밀가루의 성질을 일부 변화시킨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사워종과 상업용 이스트의 차이

사워종과 상업용 이스트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상업용 이스트는 발효 속도가 빠르고 결과가 일정하다. 대량 생산에 적합하며 관리도 비교적 쉽다.

반면 사워종은 발효 시간이 길고 관리가 까다롭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발효 상태가 달라질 수 있으며 매일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풍미와 개성 면에서는 사워종이 훨씬 강점을 가진다.

그래서 많은 제빵사들은 제품 특성에 따라 이스트와 사워종을 선택하거나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제빵사들이 사워종을 사용하는 이유

사워종은 관리가 어렵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많은 제빵사들이 사워종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워종이 만드는 풍미는 단순히 재료를 추가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긴 발효 시간 속에서 생성되는 향과 맛, 독특한 식감, 그리고 제품만의 개성은 사워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징이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빵보다 스토리와 풍미가 있는 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사워종은 현대 제빵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제빵 현장에서 느낀 사워종의 역할

사워종의 효과는 이론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내가 근무하는 현장에서 레시피의 대부분 반죽에 사워종을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 작업 과정에서 그 차이를 체감하고 있다.

같은 배합이라도 사워종이 들어간 반죽은 발효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 있었고, 굽기 전 반죽의 향도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구운 후에는 풍미가 깊어지고 내부 조직이 촉촉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작업에서는 사워종이 빠져도 제조는 가능하지만, 완성된 빵의 향과 풍미에서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제품의 형태나 발효에는 큰 문제가 없이 생산은 가능하다!

 

반죽 파트에 처음 배정받았을 때의 일이다. 반죽을 완료한 뒤 총량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예상했던 중량과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무엇이 빠졌는지 하나씩 확인해 보다가 결국 사워종을 넣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순간 크게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경험이 많지 않았던 시기라 "반죽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사수는 제품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으니 그대로 진행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왜 괜찮은지 이해하지 못해 오히려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실제로 제품을 구워 보니 형태나 발효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완성된 빵을 비교해 보았을 때 향과 풍미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느껴졌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작은 실수이지만, 당시의 경험은 사워종이 단순한 부재료가 아니라 빵의 풍미와 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 계기였다. 또한 사워종에 대해 더 깊이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된 기억에 남는 경험이기도 하다.

 

출근과 발효 사이, 오늘도 우리가 몰랐던 빵 이야기를 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