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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이야기

발효는 어떻게 빵의 일부가 되었을까?

by 오븐앞사람 2026. 6. 15.

제빵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발효는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과정 중 하나였다.

계량은 숫자로 확인할 수 있고, 굽는 온도도 오븐 설정을 보면 된다. 하지만 발효는 달랐다.

"이 정도면 됐어."

"조금만 더 봐."

가마 파트에서 일을 배우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확한 기준은 없었다. 선배마다 보는 기준이 조금씩 달랐고, 반죽 상태를 손으로 눌러 보거나 눈으로 확인하면서 판단했다.

후배가 들어왔을 때도 비슷했다.

"이 정도면 발효가 된 건가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늘 설명이 어려웠다. "이 정도 크기면 된다", "이 정도 탄력이면 된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었지만 숫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때 문득 궁금해졌다.

발효는 왜 이렇게 중요할까?

발효가 부족하면 빵이 단순히 작게 나오는 것일까? 아니면 맛도 달라지는 걸까?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발효지만, 처음에는 그저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이었다.

발효는 어떻게 빵의 일부가 되었을까?
발효는 어떻게 빵의 일부가 되었을까?

처음 인류가 먹은 빵은 지금과 달랐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식빵이나 바게트, 크루아상은 대부분 폭신하고 부드럽다. 하지만 최초의 빵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약 1만 년 전 사람들은 곡물을 갈아 물과 섞은 뒤 불 위에서 구워 먹었다. 효모를 넣거나 발효를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빵보다는 얇은 전병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사람들에게 빵은 맛있는 음식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식량이었다.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배를 채울 수 있다면 충분했다.

지금의 폭신한 식빵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인류는 오랜 시간 발효 없이 빵을 만들어 먹었다.

발효빵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발효빵의 기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고대 이집트다.

기원전 3000년 무렵 이집트에서는 이미 밀을 재배하고 빵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해 있었다.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우연히 발효된 반죽이 사용되면서 발효빵이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죽을 실수로 오래 두었거나, 공기 중의 자연 효모가 반죽에 들어가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사람들은 효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부풀어 오른 반죽을 구웠을 때 기존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있는 빵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지금은 효모와 발효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마치 신기한 현상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 작은 발견은 이후 수천 년 동안 이어질 제빵 문화의 시작이 되었다.

반죽은 왜 부풀어 오를까?

오늘날 우리는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효모는 반죽 속 당분을 먹고 활동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

이산화탄소는 반죽 안에 갇혀 작은 기포를 만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반죽은 점점 부풀어 오른다.

오븐에 들어가면 이 기체가 더욱 팽창하면서 빵 특유의 폭신한 구조가 완성된다.

우리가 빵 단면에서 보는 작은 기공들은 사실 효모가 남긴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발효는 단순히 크기만 키우는 과정이 아니다

처음에는 나도 발효가 단순히 빵을 크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을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발효가 부족한 반죽은 부피가 작을 뿐 아니라 식감도 무겁고 향도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적절하게 발효된 반죽은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향이 깊어지고 식감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특히 바게트나 식빵처럼 재료가 단순한 제품일수록 발효의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결국 발효는 단순히 크기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빵의 맛과 향, 식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경험은 기술이 되었다

고대 사람들은 효모를 눈으로 볼 수 없었지만 경험을 통해 배웠다.

잘 부풀었던 반죽 일부를 다음 반죽에 섞으면 다시 잘 부풀어 오른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 방법은 오랜 시간 이어졌다.

오늘날 사워도우 스타터를 사용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과학이 발달한 지금은 발효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지만, 처음 시작은 사람들의 관찰과 경험이었다.

반복된 경험은 결국 기술이 되었고, 그 기술은 오늘날 제빵의 기본이 되었다.

지금도 발효는 제빵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발효는 빵 만들기의 중심에 있다.

좋은 밀가루와 좋은 오븐이 있어도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그래서 제빵사들은 온도와 습도, 반죽 상태를 계속 확인한다.

흥미로운 점은 지금도 발효를 완전히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반죽이라도 계절과 온도, 환경에 따라 발효 속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결국 마지막 판단은 반죽을 직접 보고 만지는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다.

발효는 우연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기술이 되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은 효모의 존재를 몰랐지만 발효가 만든 변화를 경험으로 기억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도 제빵 현장에서는 발효를 단순히 시간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반죽의 크기와 탄력, 표면 상태를 보며 가장 좋은 순간을 찾는다.

가마 파트에서 발효를 보며 작업할 때면 가끔 정답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제품이라도 날씨와 온도에 따라 반죽 상태가 달라지고, 결국 마지막 판단은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발효가 단순히 빵을 크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효는 빵의 부피뿐 아니라 향과 식감, 맛까지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어쩌면 수천 년 전 우연히 발견된 발효는 지금도 여전히 제빵사들의 경험과 감각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기술인지도 모른다.

출근과 발효 사이, 오늘도 우리가 몰랐던 빵 이야기를 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