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1 바게트는 왜 칼집을 낼까? 바게트를 처음 만들던 시절에는 쿠프가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몰랐다.사수가 바게트에 쿠프를 넣는 모습을 보면 그저 일정한 간격으로 빠르게 칼질하는 것처럼 보였다.그래서 속으로는 "생각보다 쉬운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막상 내가 해보니 결과는 전혀 달랐다.분명 똑같이 쿠프를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븐에서 나온 바게트는 쿠프가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 겉면에는 칼로 그은 자국만 남아 있었고, 기대했던 귀(Ear)도 형성되지 않았다.결국 제품 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해 판매하지 못했고 직원들끼리 나눠 먹었던 적도 있었다.그 일을 겪고 나서야 쿠프는 단순히 칼로 선을 긋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겉으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반죽 상태를 읽는 경험과 오븐을 이해하는 기술이 담겨 있었다. 바게.. 2026. 6. 16. 오븐에 넣은 빵이 왜 갑자기 커질까 빵은 왜 오븐에서 갑자기 커질까?빵을 굽다 보면 오븐에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죽이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는 순간이 있다.아까까지만 해도 조용히 있던 반죽이, 열을 받자마자 살아 움직이듯 커지는 걸 보면 매번 신기하다.처음 제빵을 배울 때도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발효가 이미 끝난 반죽인데도 오븐에 들어가자마자 한 번 더 커지는 걸 보면서, 단순히 “발효가 계속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이 현상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오븐 스프링(Oven Spring)이다.오븐 스프링이란 무엇일까?오븐 스프링은 반죽이 오븐에 들어간 직후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팽창하는 현상이다.보통 굽기 시작 후 약 5~10분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며, 이 순간이 빵의 최종 부피를 결.. 2026. 6. 15. 호밀빵은 왜 속이 축축할까?" 호밀빵 속이 축축한 이유, 덜 익은 게 아닙니다빵집에서 일할 때 호밀 100% 빵을 판매한 적이 있었다.처음에는 의외로 비슷한 문의를 자주 받았다."이거 덜 익은 거 아닌가요?""속이 너무 축축한데 원래 이런 건가요?""잘라보니까 부스러기가 너무 많이 나오네요."어떤 손님은 빵을 다시 가져오기도 했다. 식빵이나 바게트처럼 폭신한 빵에 익숙하다 보니 호밀빵 특유의 식감을 불량으로 생각한 것이다.나 역시 처음에는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잘 몰랐다. 하지만 호밀에 대해 공부하고 실제로 여러 번 만들어보면서 그것이 호밀빵의 결함이 아니라 특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지금은 호밀빵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져 예전보다 이런 문의가 줄어들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비슷한 의문을 가질 수 있다.그렇다면 .. 2026. 6. 15. 발효는 어떻게 빵의 일부가 되었을까? 제빵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발효는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과정 중 하나였다.계량은 숫자로 확인할 수 있고, 굽는 온도도 오븐 설정을 보면 된다. 하지만 발효는 달랐다."이 정도면 됐어.""조금만 더 봐."가마 파트에서 일을 배우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확한 기준은 없었다. 선배마다 보는 기준이 조금씩 달랐고, 반죽 상태를 손으로 눌러 보거나 눈으로 확인하면서 판단했다.후배가 들어왔을 때도 비슷했다."이 정도면 발효가 된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늘 설명이 어려웠다. "이 정도 크기면 된다", "이 정도 탄력이면 된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었지만 숫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다.그때 문득 궁금해졌다.발효는 왜 이렇게 중요할까?발효가 부족하면 빵이 단순히 작게 나오는 것일까.. 2026. 6. 15. 사워종은 왜 냉장고에 넣어도 살아 있을까? 사워도우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스타터 보관 방법이었다.효모와 유산균이 살아 있는 발효종이라고 배웠는데, 정작 많은 사람들은 스타터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다."살아 있는 미생물이라면 냉장고에 넣으면 죽는 것 아닌가?"처음에는 이런 의문이 들었다.실제로 빵집에서 사워종을 관리할 때도 작업이 끝나면 리프레시를 하고 냉장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일 새로운 밀가루와 물을 공급한 뒤 다시 냉장고에 넣는 모습을 보면서 왜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지 궁금했던 기억이 있다.하지만 사워도우 스타터는 냉장고에 들어간다고 바로 죽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활동 속도를 줄인 채 다음 사용을 기다리는 상태에 가깝다.그렇다면 스타터 속 효모와 유산균은 차가운 냉장고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는 것일까?냉장.. 2026. 6. 14. 제빵사는 왜 계량을 반복해서 확인할까? 제빵사는 왜 저울을 손에서 놓지 않을까?빵집에서 근무하다 보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가 저울이다. 반죽을 만들 때는 물론이고 크림이나 토핑을 준비할 때도 항상 저울이 필요하다.처음에는 저울이 단순히 재료의 무게를 재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몇 그램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해서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제 작업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된 경험이 있다.예전에 가마 파트에서 번 토핑을 만들던 날이었다. 평소에도 자주 만드는 작업이라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산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 작업을 마친 뒤 확인해 보니 버터가 원래 들어가야 할 양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 있었다. 이미 다른 재료와 모두 섞인 상태라 수정이 불가능했고 결국 해당 토핑은 사용하지 못했다.재료를 다시 .. 2026. 6. 14. 이전 1 2 3 4 5 6 다음